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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본적은 남원, 그 아버지 천득수는 지리산으로 숨어든 인민 덧글 0 | 조회 79 | 2021-03-03 13:01:07
서동연  
“그의 본적은 남원, 그 아버지 천득수는 지리산으로 숨어든 인민군 패잔병을 도와주다 부역죄로 토벌군에게 총살당했소. 천재룡은 그 유복자요. 그리고 삼촌 천태수는 월북, 이쯤되면 모든 건 명백하오.”고죽이 진주에 들르게 된 것도 그런 세월 중의 일이었다. 무슨 휘호회인가로 그곳에서 잔치와 같은 열흘을 보내고 붓을 닦으며 행낭을 꾸리려는데 난데없는 인력거 한채가 회장으로 쓰던 저택 앞에 머물러 그를 청했다. 전에도 없던 일은 아니었으나 재촉 속에 타고 나니 인려거는 당시 진주에서는 첫째가는 무슨 관으로 들어갔다. 두칸 장방에 상다리가 휘도록 요리상을 벌여 놓고 그를 기다리는 것은 뜻밖에도 대여섯의 일본 사람과 조선인 두었이었다. 서화를 아는 관공서의 장들과 개화된 지방유지들이었다.그리고 여인은 몸을 일으킨다. 그녀를 일으킨 한 줄기 생긱는 금새 도발적인 섬광이 되어 비워버린 것 같던 두 눈을 채운다. 그제서야 사내는 그녀의 휘장이 하나의 그물이었을는지 모른다는 의심에 어렴풋이 젖어들지만, 별로 불쾌한 기색은 없다.대대장이 어이없다는 듯 중얼거렸다.하느님 아버지, 시험을 끝내 주셔서 감사하나이다.사람 많이 죽었지요?네 숙부의 부탁도 있고 하니 한 식객으로는 내 집에 붙여두겠다. 그러나 그 선생님이란 말은 앞으로 결코 입에 담지 말아라. 아침에 붓을 쥐기 시작하여 저녁에 자기 솜씨를 자랑하는 그런 보잘것없는 환쟁이를 나는 제자로 기른 적이 없다.그 지출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정기 비정기로 교도관에게 바치는 교제비였다. 그 교제비가 꼭 필요한 것은 턱없이 까다로운 감방 수칙 때문이었다. 원칙대로 하면 금주, 금연은 무론 피의자는 거의 하루의 대부분을 꿇어앉아 반성의 자세를 해야 하는데 그걸 그대로 지킨다는 것은 여간 고역이 아니었다. 그 교제비는 바로 그런 수칙을 완화시켜 내가 지금껏 묘사한 바와 같이 느슨한 감방생활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동굴은 어느새 사람들로 가득하다. 성공한 사냥꾼들은 왁자하게 떠들며 술잔을 부딪고, 실패한 사냥꾼들은 한구석에 수런수런 우울한
그런데 그가 채 사무실에 들어서기도 전에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렸다. 수화기에서 아내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석담 선생의 왠지 우울하고 가라앉은 대답이었다.“좋다. 나는 그 얘기를 못들었다. 그러나 오늘 회식에는 그 돈을 써선 안돼. 이 돈을 쓰고 부족하면 PX에 내앞으로 달아. 그렇지 않으면 이 회식은 허락 할 수없다”여전히 그 애는 건성으로 길게 대답하며 입으로 수 테의 실밥을 뜯었다.후퇴 직전에 밀려온 국군부대의 부대장 하나가 네 아버지와 고보 동창이었다. 그분은 우리 가족을 군용 트럭에 실어 후방 도회지의 경찰에 인계했지. 그게 그분이 자기를 상하지 않고 우리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이었어. 우리는 그곳 경찰서에서 정식의 취조와 재판을 거쳐 여섯달 만에 풀려나왔다. 그 여섯달도 아무것도 모르고 여맹 위원장이 된 할머니와 위원이었던 내 자신의 죄값이었지.남은 천원짜리 한 장과 동전 몇 개를 꺼내들고, 기분으로 한번 어울려 보자는 수작을 붙여 보려던 그는 거기서 문득 입을 다물었다. 손에 쥔 돈과 자신을 번갈아 노려보는 그녀의 심상찮은 눈길 때문이었다. 그 정도에서 입을 다문 것은 그날의 일 가운데서 드물게 잘한 일의 하나였다.“네?”전에 하던 대로 그렇게 대답했던 나는 이내 자신도 모르게 움츠러들면서 더듬거렸다.그게 그 사내의 유일한 비난이었고, 나머지는 다시 무엇이 즐거운지 또 한바탕의 왁자한 웃음소리를 냈다. 그런 그들의 뜻 아니한 반응에, 무시당한 것에 대한 그이 불만은 어떤 섬뜩함으로 바뀌었다. 그가 언제나 맞부딪치기를 피해온 것은 바로 그런 종류의 사람들이었다.일이 그렇게 돌아가고 보니 술병은 금새 바닥이 났다. 그런데 그때를 전후해서 이 눈 쬐끄만 사내에게도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지금까지 그의 감정이 전개된 과정으로 보아서는 마땅히 그 불행한 부부에 대한 연민이나 또는 거기서 유추된 삶의 신산스러움으로 비감에 젖어야 할 것인데도 이번에는 그렇지가 않았다. 대신 멀찌감치서 구경만 할 게 아니라 자신도 한번 그 귀두산 속으로 들어가 보고 싶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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